'수도권' 김성원 vs 'TK' 송언석…"도로영남당 안 된다" 당내 우려
  • 김수민, 신진환 기자
  • 입력: 2025.06.13 00:00 / 수정: 2025.06.13 09:34
원내대표 선거 양자대결 가능성
대선 참패·지지율 하락…'수도권 원내대표' 요구 목소리
국민의힘 김성원(왼쪽·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3선) 의원과 송언석(경북 김천·3선)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성원(왼쪽·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3선) 의원과 송언석(경북 김천·3선)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신진환·김수민 기자] 국민의힘 3선 중진 김성원(52·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과 송언석(62·경북 김천) 의원이 오는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일단 새 원내사령탑 선거 구도는 양자구도로 짜인 가운데 당 안팎에서 당의 쇄신 의지를 증명하기 위해 '수도권 출신론'이 나온다.

두 의원은 12일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4일 후보 등록 마감 전까지 추가 후보가 나올 수 있지만, 현재 두 의원를 두고 '수도권 대 영남' 구도라는 분석이 많다. 둘 다 계파색이 옅다는 평을 받는데, 김 의원은 친한동훈(친한)계, 송 의원은 범친윤석열(친윤)계로 각각 분류된다.

대선 참패 이후 당 개혁안을 둘러싼 집안싸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간 대리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이 걸린 차기 '당권' 경쟁의 전초전으로 보기 때문이다. 진보-보수 진영을 막론하고 의원들의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합종연횡과 계파 간 물밑 지원 속에 판세가 갈렸던 전례가 적지 않았다.

두 의원은 공개적으로 계파 분류를 부정하고 있다. 김 의원은 "특정 당내 계파를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것이 아니"라고 했고, 송 의원도 "친한도 친윤도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한 원외 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는 세와 조직력으로 결판나는 경향성을 보이는 선거"라며 "(당선을 위해) 계파 차원의 물밑 지원을 거부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6·3 대선 패배 이후 당 쇄신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 게다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 문제와 차기 지도체제, 당 개혁안, 대선 후보 교체 당무감사 등을 둘러싼 당 내홍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출범과 동시에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국정 운영에 몰두하면서 민주당과 함께 민심을 얻어 가는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대목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9~1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23%로 집계됐다. 45%를 기록한 민주당에 두 배 가까이 뒤진 수치다. 대선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5%포인트 올랐고, 국민의힘은 8%포인트 급락했다. 한편 응답자의 53%가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구도가 수도권 대 영남 또는 구 친윤(친윤석열) 대 친한(친한동훈)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배정한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구도가 '수도권 대 영남' 또는 '구 친윤(친윤석열) 대 친한(친한동훈)'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배정한 기자

당 상황이 악화일로라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당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도로 친윤당', '도로 영남당' 오명을 벗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정권을 내준 책임이 있는 친윤계가 원내를 장악하게 된다면 강도 높은 쇄신의 당 진로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의견마저 제기된다.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계파 다툼이 아니다. 쇄신을 요구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라며 "국민의힘이 수도권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큰 상징이 될 것이다. 지금은 수도권 원내대표가 나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 초선의원도 "다시 친윤 원내대표가 당선된다면 희망은 없다"라며 "그렇게 되면 개혁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립 성향으로 평가받는 김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수도권에서 민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연이은 대선에서도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큰 표 차로 2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의 지역구가 TK라는 것과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민심 회복이 절실하다. 이번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했다. 특히 경기도 득표율은 이 대통령이 52.2%, 김 후보가 37.9%였다. 22대 국회 수도권 의석수도 민주당에 크게 뒤진다. 국민의힘은 전체 의석 298석 가운데 수도권 의석수는 19석(서울 11석, 인천 2석, 경기 6석)이다. 민주당 수도권 의석수는 무려 100석(서울 36석, 인천 11석, 경기 53석)에 달한다.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 송 의원은 '경제 전문성'을 부각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과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과 치열하게 맞서온 경험이 있다"라며 "평생에 걸쳐 다져온 경제·재정 분야의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 든든한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실은 송 의원의 경력과 주요 공약, 정견 등을 담은 개인 홍보물 30여 장을 제작해 의원실 일부에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가 당규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독자 제공
송 의원실은 송 의원의 경력과 주요 공약, 정견 등을 담은 개인 홍보물 30여 장을 제작해 의원실 일부에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가 당규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독자 제공

그러나 송 의원은 당규상 허용되지 않은 홍보물을 제작·배포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규는 임의로 개인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홍보물을 배포할 수 있는 기간이 따로 규정되지 않은 줄 알았다. 실무상 실수였다"라면서 홍보물을 전량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당 밖에서도 국민의힘이 영남권을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국민의힘이 너무 특정 지역에 매몰된 정당이 된다면 중도 확장성과 중도·부동층 민심을 얻는 데 상당히 제약을 받을 것"이라면서 "특정 계파가 당 권력을 잡는 현상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국민 눈높이에 절반만이라도 맞추는 인물이 당을 이끌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9.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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