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서울중앙지법=김민지 기자] "체포조 명단에 있던 의원이 대선후보 됐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계엄 해제 의결 뒤에도 두세 번씩 계엄 해도 된다. 이렇게 발언하신 거 맞습니까?"
"......"
"아직도 자유민주주의자라 믿습니까?"
"......"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해달라고 메시지를 낸 만큼 혹시 의견 표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침묵을 택했다.
12일 오전 9시55분께 서울중앙지법 앞. 윤석열 전 대통령은 검은색 승합차를 타고 도착했다. 지하주차장을 이용한 지난 공판과 달리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은 일반 피고인들처럼 지상 출입구를 이용하면서 모습이 드러났다.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법원으로 들어선 윤 전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린 뒤 취재진의 질문에도 정면만 바라본 채 곧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앞선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남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맨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를 사과할 생각이 있는가', '군부 정권 이후 계엄을 선포한 헌정사상 첫 대통령이었는데 아직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자라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꽉 다문 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전날 윤 전 대통령의 SNS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마음을 모아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재판 출석 전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었으나, 그대로 포토라인을 지나쳤다.
이 과정에서 한 경호원이 질문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에 가까이 다가간 기자의 팔을 뒤에서 확 잡아끌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기자는 경호원에게 "취재 동선을 어기지 않았는데 왜 팔을 잡아끄냐"며 항의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점심 식사를 위해 잠시 휴정했을 때도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취재진이 '체포조 명단에 있던 의원이 대선후보 됐는데 어떻게 보나', '계엄 해제 의결 뒤에도 두세 번씩 계엄 해도 된다. 이렇게 발언하신 거 맞냐' 물어봐도 침묵을 지켰다. 지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연호하자 힐끔 쳐다볼 뿐이었다.
법원에 나온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YOON AGAIN'이라고 쓰여 있는 손팻말을 흔들고, '윤석열'을 외치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갈 때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부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해당 부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재판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나 "(오 대위 등의) 증언 내용이 시간도 맞지가 않고 객관적 사실과 전혀 맞지 않아서 조작 내지는 허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